Market-Made vs Buyer-Made
시장 가격의 분화
뉴욕에서 서울까지, 하나의 문법
미국 오피스 시장은 시장 가격이 작동하는 시장과 작동하지 않는 시장으로 갈라졌다. 같은 '트로피' 자산의 평방피트당 가격이 일곱 배 벌어졌다. 이 브리핑은 그 분화의 해부에서 출발해 서울에서 관측된 다섯 건의 EOD가 정확히 같은 문법으로 작동함을 실증하고 — 양극화가 어떻게 고착화되는지, 한국 자본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지도 위에서 정리한다.
GAP
회복의 해부
2025년 헤드라인은 '회복'이고, 근거는 실재한다. 맨해튼 지표는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이 회복에는 두 가지 단서가 붙는다.
단일자산 최대거래 590 매디슨
2019년 대비 단 2.4% 낮은 수준
7개 분기 연속 가용률 축소
서브릿 재고 2019년래 최저
회복은 지리적으로, 그리고 극단적으로 집중되어 있다
"미국 오피스의 회복"이라는 문장에서 미국은 사실상 맨해튼이다. 샌프란시스코 연간 거래액은 맨해튼의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추정되고, LA 다운타운은 가스컴퍼니타워 매각 시점 직전 12개월 거래액이 1억 1,500만 달러(전년 대비 -78%)에 그쳤다.
회복을 구성하는 거래의 성격
일부 분석에 따르면 2025년 맨해튼 오피스 거래의 상당 부분이 리캡·지분 일부 매각·합작 형태였다. 소유권 전체가 경쟁 입찰로 이전되는 고전적 시장 가격과 다른 '구조화된 이벤트'다. 거래 데이터 안에 감정평가의 논리가 들어와 있다.
회복은 실재한다. 그러나 회복을 증명하는 데이터의 일부는, 그 데이터가 대체해야 할 추정값으로 만들어져 있다.
시장 가격의 성립 조건
시장 가격이 성립하려면 세 가지가 동시에 필요하다. 맨해튼 트로피 시장은 이를 대체로 충족한다. 문제는 나머지 시장이다 — 가격은 있으나 시장 가격은 없다.
LA 다운타운 평균 거래가는 2020년 1Q $425/sf → 2025년 2Q $237/sf로 27% 하락. 이 시장에서 '회복의 신호'로 인용된 거래는 교통공사가 시장 평균의 거의 두 배($450/sf)에 매입한 건이었다. 시장 평균의 두 배를 지불하는 비시장 매수자가 회복의 증거로 인용된다는 사실 자체가, 이 시장 상태에 대한 가장 정확한 진술이다.
왜 한쪽 시장은 비어 있는가
시장 가격이 무너진 시장에서 왜 정상적 매물이 나오지 않는가. 답은 만기 절벽이 처리되는 방식 — '연장(extend & pretend)'에 있다. 만기 절벽은 무너지지 않는다. 분류한다.
정점은 2027년 약 $1.26조 추정
누적 수정 1년 만에 약 2배
92.7% 특별관리 중 · 그럼에도 압류는 드묾
대량 만기 집중
구조화 자본 유치 가능성
살아남은 자산은 찍히지 않고, 찍히는 자산은 살아남지 못한 자산이다.
두 겹의 유예 — 한국 자본의 위치
미국 차주가 미국 대주와 만기를 연장하는 동안, 한국의 투자 기구들도 만기를 연장해왔다. 자산 단에서 한 번, 기구 단에서 또 한 번. 한국의 최종 투자자는 두 겹의 유예 뒤에 앉아 있다. 그리고 인식이 강제되는 순간, 손실은 곡선이 아니라 계단으로 도착한다.
북미 집중 60.5%
EOD 사유 발생 2.6조 (6.05%)
하루아침이 아닌 '몇 년치'의 계단
바닥처럼 보인 가격도 바닥 아님
한국투자 룩셈부르크 코어오피스, 하나대체 NASA 빌딩, 한국투자밀라노1호, 이지스글로벌229호 — 모두 만기 연장을 가결했다. 그런데 이 '두 겹의 유예' 구조는 해외 자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래에서 보듯, 정확히 같은 문법이 지금 서울 한복판에서 작동하고 있다.
지도 브리핑 — 하나의 문법, 두 대륙
미국과 서울의 스트레스 사례를 시장 가격의 작동 여부로 색분류했다. 초록은 시장이 만든 가격, 황색은 구조화·청산으로 오염된 가격, 적색은 봉합·유예로 가격이 만들어지지 않은 곳이다. 상단 탭으로 미국/서울을 전환하며 브리핑하십시오.
두 지도는 같은 이야기를 한다. 가격을 만든 자산은 소수이고, 그마저도 대부분 '구제받지 못해 끝까지 간' 자산이다. 살아남은 다수는 지도 위에 붉은 점으로만 남아, 아무 가격도 남기지 않는다.
서울에서도 같은 문법 — 양극화의 고착화
미국 CRE에서 관측된 명제 — "만기 절벽은 무너지지 않는다, 분류한다" — 가 서울에서 그대로 작동한다. NAI Korea Research Center가 해부한 다섯 건의 EOD·스트레스 사례는, 각기 다른 자산(오피스텔·백화점 컨버전·임대주택·호텔복합·오피스 신축)에서 벌어졌지만 스트레스가 작동한 방식은 놀랄 만큼 동일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 다섯 중 넷은 청산되지 않았다.
| 사례 · 자산유형 | 규모·핵심 수치 | EOD / 스트레스 방아쇠 | 구조 가격의 정체 | 가격 발생 | 결말 |
|---|---|---|---|---|---|
| 서초 르니드서초 · 하이엔드 오피스텔 | 감정가 3,042억 인수 1,600억 (−47%) |
분양률 30% 정체 → 대출이자 미지급 | 7+2회 공매 유찰 후 수의계약가 = 회수 하한값 |
○ 발생 | 청산 LIQUIDATED |
| 신도림 디큐브시티구로 · 백화점 컨버전 | PF 4,840억 사업비 5,665억 |
시공사 이사회 책임준공확약 부결 부동산엔 아무 일도 없었음 |
기능전환·MD재편 가정 위의 평당가 | ✕ 없음 | 봉합 · KCC 교체 |
| 에피소드 남산중구 · 임대주택 재개발 | 공매낙찰 1,022억 정상화펀드 503억 |
브릿지 상환 실패(1차) → 시공사 시공 포기(2차) |
손실인식+회복옵션 반영 '정상화 가격' | △ 1차만 | 봉합 · 정상화펀드 |
| 안녕 인사동종로 · 호텔+리테일 | 희망 3,500억+ 눈높이 <3,000억 |
리테일 부진 → 9/15 MOU 미체결 시 EOD 트리거 | 매도-매수 500억+ 괴리 = 시장가격성 부재 |
✕ 없음 | 유예 · 만기 6개월 연장 |
| 메트로·서울로타워중구 · 오피스 신축(이오타2) | 브릿지 7,170→7,970억 본PF 목표 2.2조 |
KB국민 4차 만기연장 거부 (감독 3회 제한 지침) |
책임임차·담보확약 전제된 조건표 가격 | ✕ 없음 | 봉합 · 공매 3일 전 리캡 |
다섯 딜을 관통하는 네 가지 공통 패턴
각 카드 하단에 과거(THEN)와 현재(NOW)의 대조를 병기했다. 스트레스의 방아쇠가 부동산 안쪽에서 바깥으로 이동한 것이 핵심이다.
자산 실패형에서 신용 실패형으로
다섯 건 중 어디에서도 EOD의 방아쇠는 입지나 임대 수요가 아니었다. 유일하게 자산 실패형에 가까운 건 서초 르니드(분양 부진)뿐. 신도림은 대주단 승인이 다 끝난 상태에서 EOD가 났다.
시공사는 공사 회사가 아니라 신용 회사
신도림은 시공사 이사회의 책임준공확약 부결로, 에피소드 남산은 시공사 모회사의 연대보증 거절로 멈췄다. 메트로·서울로타워의 본PF는 삼성물산의 책임임차 위에 서 있다. 시공사 크레딧이 곧 딜의 크레딧이다.
가격은 사라지지 않고, 왜곡된다
공매 유찰가(르니드), 만기 연장가(인사동), 리파이낸싱 조건표(메트로·서울로) — 숫자는 계속 만들어진다. 문제는 이 '구조 가격'이 검증 없이 비교거래·감정가·Exit 가정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데 있다.
만기 연장은 시간이 아니라 베팅
브릿지론 연장은 '기다림'처럼 보이지만 실은 조건부 베팅이다. 감독당국의 3회 제한 지침이 메트로·서울로타워의 4차 연장을 막았고, 유예가 끝나는 순간 가격은 계단으로 조정된다.
세대별 EOD 대조 — 왜 지금의 EOD는 자산을 잘 죽이지 않는가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의 직관으로 지금을 읽으면 두 방향으로 어긋난다. 방아쇠가 부동산 바깥으로 이동했고, 무엇보다 지금의 EOD는 자산을 잘 죽이지 않는다. ※ 세대 구분은 NAI Korea Research Center의 분석적 프레임으로 공식 분류가 아니며, 1·2세대 특성은 시장 통설·사례에 근거한 정성 기술.
| 비교 축 | 1세대 · 자산 실패형 2008–2013 저축은행 PF | 2세대 · 유동성 충격형 2022–2023 레고랜드 이후 | 3세대 · 신용·절차 실패형 2024–2026 (본 보고서) |
|---|---|---|---|
| EOD 방아쇠 | 미분양·공실·임대료 하락 부동산 안쪽 | 자금시장 경색·조달 실패 금리·스프레드 급변 | 이사회 부결·모회사 보증거절·심사기조·감독지침·트리거 전부 부동산 바깥 |
| 핵심 변수 | 분양률·임대 수요 | 조달 금리·시장 유동성 | 시공사 크레딧·대주 심사 기조·규제 지침 |
| EOD의 의미 | 사실상 사망 선고 담보권 실행 직행 | 차환 실패 신호 일부 구제·일부 청산 | 청산이 아니라 재협상 테이블을 강제로 여는 장치 |
| 전형적 처방 | 분양가 인하·매각·청산 부동산적 해법 | 만기 연장·금리 재조정 | 시공사 교체·리캡·정상화펀드·트랜치 재편 금융구조적 해법 |
| 시장 가격 | 공매·경매로 청산가가 찍힘 작동 | 일부 성사·일부 유예 부분 작동 | 봉합되어 가격이 안 만들어짐. 찍히는 건 구제 불가 자산뿐 멈춤 |
| 데이터 편향 | 표본이 비교적 무작위 부실이 고르게 관측 | 혼재 | 살아남은 건 안 찍히고, 찍히는 건 살아남지 못한 것 구조에 의한 선택 편향 극단화 |
| 숨은 위험 | 즉각적·가시적 손실 | 차환 절벽 | 인식 지연 → 손실이 곡선이 아니라 계단으로 도착 |
| 대표 사례 | ▸ 부산저축은행 — PF 대출 부실로 뱅크런, '11.2 영업정지▸ 저축은행 31곳 정리 — 공적자금 27.2조 투입▸ PF 사업장 전수조사 — 잔액 7조 중 3.4조가 '부실 우려' | ▸ 레고랜드(강원중도개발) — ABCP 2,050억 EOD, 지자체 보증 불이행▸ 둔촌주공 재건축 — PF ABCP 8,250억 차환 실패, 시공사업단이 상환▸ 롯데건설 — 유동성 위기, 계열 차입·유증으로 대응 | ▸ 서초 르니드 — 시공사 리스크 아닌 분양 부진, 유일하게 청산가 남김▸ 신도림 디큐브시티 — 시공사 이사회 책임준공확약 부결▸ 에피소드 남산 — 시공사 모회사 연대보증 거절, 시공 포기▸ 안녕 인사동 — 매도-매수 bid-ask 500억+ 괴리로 유예▸ 메트로·서울로타워 — 감독 3회 제한 지침으로 4차 연장 거부 |
시가평가 정상 작동 · 대응 시간 확보
→ 거래 없음 → 인식 계기 없음 → 장부가 불변
한 번에 −40%·−80% 청구
미래에셋 홍콩 골딘 −80~100% 삭감이 정확히 이것이다. 자산이 하루아침에 나빠진 게 아니라, 몇 년간 나빠졌는데 장부만 몰랐던 것이다.
국내 시사점 — 고착화된 양극화를 읽는 법
서울 시장의 위험은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봉합 건수가 쌓일수록 미인식 손실의 계단은 높아지고, 유통되는 실거래가는 점점 더 편향된 표본이 된다. 이것이 양극화가 고착화되는 메커니즘이다.
청산가를 비교거래로 옮기는 순간
시장이 관측하는 유일한 '실거래가'(서초 르니드 −47%)는 구제받지 못한 자산의 가격이다. 일괄·대형·하이엔드는 매수자 풀을 구조적으로 좁히므로, 그 공매가는 시세가 아니라 유동성 프리미엄이 제거된 회수 하한값이다. 스트레스 시나리오의 회수 근거로만 써야 한다.
봉합된 넷의 장부가를 그대로 두는 순간
신도림·남산·인사동·메트로서울로는 아무 가격도 남기지 않았다. 거래가 없으니 장부가도 그대로 — 손실이 사라진 게 아니라 대기 중이다. "왜 이 자산은 3년째 장부가가 그대로인가"가 안심의 근거가 아니라 경보 신호다. 봉합의 누적이 곧 미인식 손실의 누적이다.
실무에 남기는 네 가지 규율
더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규율이 필요하다. 모든 숫자 앞에서 "이 가격은 어느 시장에서, 누구의 신용으로 만들어졌는가"를 절차화하라.
시공사를 신용 회사로 실사하라
2026년의 EOD들은 전부 시공사에서 났다. 점검 대상은 시공 능력이 아니라 신용공여 능력 — 모회사 지원 의지, 이사회 확약 승인 이력, 등급 트리거, 우발채무 여력이다. 책임준공확약은 시공사가 대주에게 제공하는 신용공여이며, 승인 전까지 PF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
유찰과 bid-ask를 시장가격성 계기판으로 읽어라
낙찰가만 남기는 관행이 하방 정보를 지운다. 유찰 횟수, 최저가 인하 이력, bid-ask 괴리는 시장가격성의 가장 정직한 계기판이다. 아홉 번의 유찰은 아홉 개의 데이터 포인트인데, 실거래가 목록은 낙찰가만 기록하고 유찰은 지운다. 500억+ 괴리는 그 자체로 '거래가 없으니 가격도 없다'는 정량 지표다.
만기 연장을 조건이 명시된 베팅으로 정의하라
연장 기간 안에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 본PF 전환인지, 리테일 솔루션인지 — 를 명시할 수 없다면 그 연장은 전략이 아니라 손실 인식의 유예다. 유예임을 투자자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역설적으로, 조건이 명시된 딜(메트로·서울로의 "12개월 내 본PF 전환")이 조건 없는 조용한 연장들보다 투명하다.
EOD 발생이 아니라 EOD '이후 경로'를 세어라 v2.0 · NEW
3세대 EOD는 잘 죽지 않으므로 EOD 발생률은 조기 경보 지표로 무용하다. 정보는 그 다음에 있다 — 봉합됐는가, 청산됐는가. 봉합의 누적이 곧 미인식 손실의 누적이다. 그리고 과거 EOD 데이터로 지금의 회수율을 추정하면 과대 추정된다. 좋은 자산은 전부 봉합되고, 공매까지 간 자산의 질은 그만큼 더 나쁘기 때문이다.
그 전제는 이번 사이클에서 무너졌다.